Page 4 - Why? 피플 No.54 / 헬렌 켈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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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대와 번영과 혼란이 교차한
인물 20세기 초, 미국

미국은 남북 전쟁이 끝나고 30여 년간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세계 최
헬렌 켈러가 고의 강대국이 되었다. 자본주의의 선두 주자로 올라서며 번영의
살던 시대는 시기를 만끽한 것이다. 하지만 심각한 빈부 격차와 늘어나는 실업
어땠을까? 자로 인해 경제 대공황이 찾아왔다. 기업과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

았고, 은행마저 파산하는 등 혼란이 찾아왔다. 이후 제2차 세계 대
전 때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면서 경제는 빠르게 회복되었다. 무기 판매로
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경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
이다. 이런 번영과 혼란의 시대 속에서 헬렌 켈러는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
하는 삼중 장애를 안고 성장했다. 당시에는 여성,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. 장
애인은 말할 것도 없었다.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녀는 장애를 극복하며 시각·
청각 중복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인문계 학사를 받았다. 사회에 진출한 헬렌
켈러는 장애인의 교육 및 복지 개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섰으며, 더 나아가 여성의
선거권과 참정권,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투쟁했다. 그녀는 장애인도 비장애인처
럼 생활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 준 ‘빛의 천사’이자 ‘인류애의 상징’이었다.

하나! 미국의 특수 교육

세계 최초의 시각 장애인 학교는 1784년, 젊은 지식인 발랑탱
아우이(1745~1822년)가 프랑스 파리에 설립한 국립 시각 장애
인 학교이다. 이곳에서 시행했던 시각 장애인 교육은 여러 나
라에 큰 영향을 주었다. 특히 미국의 안과 의사 사무엘 그리
들리 하우(1801~1876년)는 프랑스 유학 당시 시각 장애인 교
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, 1831년 미국 보스턴에 최초로 퍼킨
스 시각 장애인 학교를 설립했다. 이 학교는 시각과 청각은
물론 후각과 미각까지 손상된 로라 브리지먼(1829~1889년)을
교육하는 데 성공하며 미국 전역에서 가장 모범적인 시설이
되었다. 헬렌 켈러의 평생 스승이었던 앤 설리번도 퍼킨스 시
각 장애인 학교 출신이었고 헬렌 켈러 역시 퍼킨스 시각 장애
인 학교에서 교육받았다.

(위) 퍼킨스 시각 장애인 학교 (왼쪽) 사무엘 그리들리 하우 (오른쪽) 로라 브리지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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