Page 10 - Why? 한국사 No.38 / 사랑 이야기
P. 10
역사
상식
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보면, 안장왕과 구슬 아씨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
고양의 고봉산처럼 연인들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지명을 여럿 찾아볼 수 있습
니다. 여기서는 능소 아가씨와 박 선비의 러브 스토리가 전해 오는 ‘천안 삼거
리’ 지명 전설과 선비 박달과 금봉의 슬픈 사랑이 녹아든 ‘박달재’ 지명 전설을
살펴볼까 해요.
사랑의 약속을 지킨 박 선비
옛날부터 이리저리 사방팔방으로 길
이 다 통한다며, 교통의 요지로 손꼽히
는 천안 삼거리에는 능소라는 어여쁜
아가씨와 총명하고 됨됨이가 바른 박
선비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지요. 둘
은 과거길에 오른 박 선비가 도적을 만
나 흠씬 두들겨 맞고 겨우 도망쳐 온 천
흥타령 조각상, 천안 삼거리 지명 전설의 일부분을 조각함
안 삼거리 주막집에서 처음 만났어요. (충남 천안시)
크게 다친 박 선비를 주막집 *수양딸 능
소 아가씨가 정성껏 치료해 주면서 사랑이 싹텄거든요. 박 선비는 능소 아가씨
덕분에 금세 건강해졌고 얼마 뒤 과거를 보러 갔어요. 물론 과거 급제하면 아가
씨와 혼인하겠다고 굳게 약속했지요.
그 뒤 박 선비는 정말로 과거에 급제했고, 조정 관리들은 똑똑한 박 선비를
사위로 맞으려고 너도나도 중매를 넣었어요. 하지만 박 선비는 모
두 거절하고 천안으로 달려가 능소 아가씨에게 청혼을 했지요.
능소 아가씨와 박 선비는 혼인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는
데, 둘의 혼례일에 사람들이 흥이 나서 부른 노래가 “천안
삼거리 흥, 능수야 버들은 흥”이라고 시작되는 <흥
타령(천안 삼거리)>라는 *민요래요.
*수양딸 남의 자식을 데려다가 제 자식처럼 기른 딸.
*민요 옛날부터 백성들 사이에서 저절로 불려 오던 전통적인 노래를 통틀어 이름.
상식
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보면, 안장왕과 구슬 아씨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
고양의 고봉산처럼 연인들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지명을 여럿 찾아볼 수 있습
니다. 여기서는 능소 아가씨와 박 선비의 러브 스토리가 전해 오는 ‘천안 삼거
리’ 지명 전설과 선비 박달과 금봉의 슬픈 사랑이 녹아든 ‘박달재’ 지명 전설을
살펴볼까 해요.
사랑의 약속을 지킨 박 선비
옛날부터 이리저리 사방팔방으로 길
이 다 통한다며, 교통의 요지로 손꼽히
는 천안 삼거리에는 능소라는 어여쁜
아가씨와 총명하고 됨됨이가 바른 박
선비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지요. 둘
은 과거길에 오른 박 선비가 도적을 만
나 흠씬 두들겨 맞고 겨우 도망쳐 온 천
흥타령 조각상, 천안 삼거리 지명 전설의 일부분을 조각함
안 삼거리 주막집에서 처음 만났어요. (충남 천안시)
크게 다친 박 선비를 주막집 *수양딸 능
소 아가씨가 정성껏 치료해 주면서 사랑이 싹텄거든요. 박 선비는 능소 아가씨
덕분에 금세 건강해졌고 얼마 뒤 과거를 보러 갔어요. 물론 과거 급제하면 아가
씨와 혼인하겠다고 굳게 약속했지요.
그 뒤 박 선비는 정말로 과거에 급제했고, 조정 관리들은 똑똑한 박 선비를
사위로 맞으려고 너도나도 중매를 넣었어요. 하지만 박 선비는 모
두 거절하고 천안으로 달려가 능소 아가씨에게 청혼을 했지요.
능소 아가씨와 박 선비는 혼인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는
데, 둘의 혼례일에 사람들이 흥이 나서 부른 노래가 “천안
삼거리 흥, 능수야 버들은 흥”이라고 시작되는 <흥
타령(천안 삼거리)>라는 *민요래요.
*수양딸 남의 자식을 데려다가 제 자식처럼 기른 딸.
*민요 옛날부터 백성들 사이에서 저절로 불려 오던 전통적인 노래를 통틀어 이름.